RB★YELLOW

쌤한테 혼났다 😧😭

​혼난 이유는 단순했다. 어제 수련을 빼먹고 (굴 속에서 혼자 파묻혀서 혼자 되도않는 고독을 씹어먹었던) 안온거로 혼난게 아니다.

내가
오래간만에 수련하면서
너무 무리한다,


는게 이유였다.

솔직히.. 나는 요가를 하면서도 명상이나 내면의 합일 같은 고차원적인 걸 추구하기보다는, 한 걸음 걸음 나아가는게 눈에 보이는 재미로 했다. 그래서 처음에 안되던 아사나(자세)들이 될 때, 희열을 느끼면서 했었다. 그리고 그러면 진짜 안되는건데, 같이 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이건 내가 더 잘해, 하는 으쓱함도 같이 느꼈었다. 나좀 봐줘, 내가 이만큼 잘 해. 하는거. 그래서 이번에 일본에 와서도 얼른 몸을 회복해서 예전처럼 풀프라이머리 시퀀스도 다 소화하고 자세의 완성도를 더 높이고자 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도 얼른 세컨더리 시퀀스들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내 오만이었다.

쌤은, 너(나) 는 요가를 2-3 개월만에 다시 시작하는게 아니냐, 너의 근육들은 그동안 쉬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 단련하는 게 필요하다. 네가 2개월 전에 풀프라이머리를 다 소화했던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 몸 상태에 맞춰서 해야 한다. 넌 지금 아사나들을 하면서 입으로 숨을 몰아쉬면서 숨가빠하지 않느냐. 넌 내 말을 좀 더 따라야 한다. 내 지시를 따르지 않고 끝까지 할거면 뭣하러 수련을 나오나. 집에서 혼자 하면 돼지. 여기서는 내 지시를 좀 더 따라줬으면 좋겠다. 나는 여기서 누군가 다치는걸 보고 싶지 않다. 고 했다.

다치는 이야기가 나온건 내가 드랍백 하다가 힘이 딸려서 정수리랜딩을 했기 땜시..

틀린 말이 없어서 그냥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너무 눈 앞의 progress 에만 집중했구나, 내 몸의 메세지를 듣지 않고. 그리고 난 여기 다니기 시작하면서 차투랑가 자세도 바꾸고 자잘한 동작의 수정을 지적받은 적 있는데, 그런 좀 더 정확한 동작, 깊은 동작, 기초적인 동작 하나 제대로 못해내면서 아사나욕심만 낸 거 같다..

요가 하다 보면 요가가 희한한 자세들이 많아서 아사나욕심 나는건 나뿐이 아닌거 같지만, 그걸 계속 내려놓으려는 노력을 해야겠다. 그리고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 아 이게 아니고. 작은 차이, 작은 노력, 작은 포인트가 어마어마하게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걸 아니까, 아사나의 완성을 위해서 더 힘써야겠다.

당분간은 하프프라이머리만 합시다.

ㅠ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