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름 무사히 나게 해준 보물, 제습기
일본의 여름은 습하다~습하다 소리를 여름 오기 전부터 많이 들었다.
그래서 좀 막연히 겁을 먹고 있다가도, '에이 한국 여름 습한거 생각해보면 한국도 만만찮은데, 뭐 그거보다 더 습하기야 하겠어~' 했다.
그러다가도 한국 사람들이 '진짜 더워요~' 하면 또 겁 먹고..
왔다리 갔다리....
그러다 정말로 여름이 뙇! 왔다.
근데!
정말!
습하다!!!!
한국보다 훨씬 더!!!!
..... ㅠㅠㅠㅠ
엄청.
정말 엄청.
가만히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난다.
여기 사람들이 왜 손수건을 그렇게 가지고 다니는지 알겠다.
밖에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줄 난다.
진짜 5분만 밖에 있어도 땀이 미친듯이 난다.
절대절대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는 미친 습도다..
그리고 이 습도는 집 안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집 안에서 에어컨 시원하게 켜고 있어도, 습도 때문에 끈적끈적하고 찬물로 샤워하고 나와도 바로 몸에 이슬(?) 이 맺히는 현상까지 경험했다.
그래서
일본생활 필수품이라는
제습기를 결국 구매했다.
쫘좐~
여러 브랜드 중 가장 무난해 보이는 샤프 제습기로~~
후기들을 열심히 찾아보니 파나소닉 것이 좋다고는 하는데 비싸고 타는 냄새가 난다고 했던 사람도 있고,
다른 가성비 좋은 아이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해서
고민고민 하다 이 아이로.
샤프도 제습 저수 탱크 크기가 2가지 있었는데 그 중 작은 것으로 샀다.
그럭저럭 잘 쓰긴 했는데 1LDK 보다 더 큰 집은 한 단계 더 높은 용량으로 사야 할거 같다.
특히 우리집은 목조라 습기에 취약해서 더 그런듯...
상품설명에 추천 넓이 (조 수) 적혀있으니 참고하고 사자.
사고 나서 조금 돌리다가 저녁에 일이 있어 나갔다 오면서 켜놓고 다녀왔는데......
몇 시간 뒤..............
히에엑....?!?
만수다.
집에 돌아오니
2.5L 탱크가 가득 찬 채로 나를 반기고 있었다.
그동안 우리 집이 얼마나 습했던 건지를 알려 주는 지표랄까... ㅠㅠ
이 이후로는 거의 끊이지 않고 제습기를 돌리며 살았던 것 같다.
제습기를 돌리니 느껴지는 차원이 다른 뽀송함...♡
그렇지만 그 뽀송함은 생각보다 오래 가진 않더라.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우리집은 목조고 창 방향도 그지깽깽이 같아서 ㅋㅋㅋ 환기도 잘 안되고
딱 습하기 좋은 환경이다.
제습기에 12시간 연속 켜져있으면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이 있는 걸 보니 너무 연속으로 켜면 안될거 같긴 한데
우리 집에선 적당히 조금 쉬게 하면서 거의 뽕을 뽑다시피 돌린 것 같다..
약 2만엔 정도 주고 산거같은데
그 값을 톡톡히 했다.
제습 외에도
의류 건조라든가, 의류 냄새 제거 기능 등도 있어서,
비가 와서 빨래를 실내 건조 해야 할 일이 생기면 그 밑에 틀어두곤 했다.
그러면 생각보다 꽤 빨리 마르는데 일조한다.
다만 단점이 두 개 있는데
하난 꽤 시끄럽단 점이고
다른 하난 제습 시에 나오는 공기가 뜨거운 공기가 나온다는 점이다. 그래서 에어컨과 병행 필수.
꽤 소음이 있어서 처음 잘 때 틀었을 때는 꽤나 거슬렸는데 익숙해지니 괜찮았다.
그러나 잠귀 예민하신 분들은 켜놓고 자긴 힘들듯.
불빛 들어오는 것도 있어서 빛에 민감하신 분들도 좀 불편할 것 같다.
그리고 제습 모드 시에 제습되어 나오는 공기가 살짝 훈훈한 공기가 나온다..
제습 원리상 어쩔 수 없나보다. (원리는 뭔지 모르겠음)
그래서 더운 여름엔 에어컨이 필수! 전깃세가 두 배!
2018/09/16 - [소소한 일상/2018 일본생활] - 일본에서 전깃세 내기
하하하!
하지만 구매한 것을 후회하진 않는다.
그 밥값을 매우 톡톡히 해 냈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제습기는 돌아가고 있다.
최근엔 일본에 여름이 갑자기 한 풀 꺾여서 - 지난 주말 비 온 이후로 쭉 그렇다 - 가을 날씨가 되었는데 제습기를 튼 이유는
오늘 비가 와서 좀 습하길래. ㅎㅎ
여튼 일본와서 처음 써 본 제습기, 매우 만족한다 :)